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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록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잭과 팡> 분석 과제

 

작년 12월에 과제로 분석했던 글입니다!

시간 제한이 있는 발표문을 적어야했어서 표현하고 싶은 바가 다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가볍게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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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TV 시리즈<잭과 팡(질리 돌레브,이베트 캐플란/2014)>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아동 애니메이션의 개선점

 

<잭과 팡>은 2014년에 제작, 방영된 3D 팝업 애니메이션이다. 미취학 아동을 타겟으로 TV 시리즈로 연재되었으며, 프랑스와 영국의 조디악 미디어(Zodiak Media), 한국의 하이원 엔터테인먼트, 이스라엘의 QQD가 협업해서 제작했다.

 

 

- 들어가며. 애니메이션 개요 및 의의 소개

<잭과 팡>은 2014년 EBS 방영 당시 상반기 영유아 애니메이션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같은 해에 국내 푸른미디어상의 '어린이상(좋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수상했다. 또한 미국 애니어워즈에서 '미취학 어린이 TV프로그램상'과 '최고 미술상'을 수상했다.

3D 애니메이션은 보통 차갑고 딱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잭과 팡>에서는 이 편견을 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소재가 팝업북이기 때문에 그림책의 '그림'을 잘 살려야하는 것이 포인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작품 내에서 자연과 물체들의 도형적 미, 색, 빛을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하여 따뜻함을 살렸다.

<잭과 팡> 2화 '카우보이 잭'의 장면들

작품에서는 종이가 구겨지거나 찢어지는 모습을 통하여 2D의 느낌도 주면서, 동시에 시선과 가까이 있을 때와 멀리 있을 때의 종이의 두께에 차이를 주거나 종이가 접히는 경계를 살려서 입체감이 뛰어난 3D의 특징도 잘 살려냈다.

이런 미적, 기술적 특징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팝업 애니메이션이 시청자들에게 기발함을 선사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 1. 교육의 방향성에 관하여

<잭과 팡> 2화 '카우보이 잭'의 장면들. 미어캣이 나타나고 토끼가 뛰어가는 장면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팝업북의 팝업 픽커는 잡아당기기전까지 뭐가 나올지 전혀 모른다. 당겨진 그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는 매력이 사람들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예시로 '잭'과 '팡'이 타고있는 코끼리는 입체의 모습이지만, 팝업북이라는 세계관으로 때문에 미어캣이 없다가 휙휙 위로 올라오거나, 토끼가 달리는 모습이 풀 프레임으로 보이지 않는 장면들을 들 수 있다.

<잭과 팡> 2화 '카우보이 잭'의 일부 장면을 편집한 영상

어? 안돼! 젖소들이 다 날아가고 있어!

키라 헉!

아니, 모두 들어갔어.

키라 아니? 다시 나가는데?

거기서! 돌아와!

 

위 장면에서는 소를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소를 몰아야한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팝업북 세계관에서는 소도 종이이기에 바람에 실려 둥실둥실 날아간다. 실제 세계에서는 가능하지 않는 동작들이 <잭과 팡>에서는 가능하여, 이야기의 전개와 해결 방법도 예상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팝업 픽커를 잡아당기기 직전까지 무엇이 나올지 몰라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종이라는 설정이 있기에 불가능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 만나서 관객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

 

<잭과 팡> 2화 '카우보이 잭'의 일부 장면을 편집한 영상

통통 튀는 종이 바위? 그거야!

     날 따라서 접으면 돼.

꽉꽉!

이제 여기를, 들어서, 이렇게 접으면,

꽉?

됐다! 어때, 팡 터지지?

키라 멋진데? 바위로 트램펄린을 만들어 냈잖아!

꽉꽉~

 

흔히 어린 시절 종이접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되는 활동이며 미취학 아동을 타겟하고 있다는 점과 잘 부합한다.

 

이렇게 창의력과 상상력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키는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창의적 사고력이 요구되는 시대를 반영한 교육을 방향성으로 잡고 있다. 이전부터 창의적 사고가 언급되긴 했지만, 2000년 이후부터 기술의 발전 등에 의해 상상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가 되면서 점점 창의적인 인재를 추구하는 교육 흐름을 잘 반영한 작품이 되었다.

 

 

같은 해에 국내에서 제작되고 방영된 애니메이션들을 살펴보면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정보전달이나 교훈 전달의 방향성 위주의 교육 애니메이션이나, 완구에 집중해야 하기에 폭력적이거나 주인공끼리 경쟁을 하는 과격한 장면이 보여지거나, 특정 성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를 가진 애니메이션들이 높은 인지도를 차지한다. 물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이전보다 다양한 애니메이션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전자의 유형을 가진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은 상태이다.

 

이 중 특히 '특정 성에 대해 고정된 이미지를 준다'는 특징에 초점을 잡아 여아 캐릭터 설정에 관하여 <잭과 팡>을 분석해 볼 수 있다.

 

 

 

- 2. 여성 캐릭터 설정에 관하여

(왼) <잭과 팡>의 메인 캐릭터 중 한 명, '키라'의 모습 (오) 키라의 성우이자 모델인 배우 '매디슨 자모르'

 

<잭과 팡>에는 '키라'라는 7살 여성 메인 캐릭터가 있다. '키라'의 모습은 '키라'의 성우인 '매디슨 자모르'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키라는 원피스와 가운을 합친 형태의 상의와 노란색 바지 형태의 하의, 붉은 운동화를 신고 있다. 또한, 흑인의 곱슬머리를 잘 표현하였고 종이를 잘 다룬다는 특징을 머리에 끈으로 표현하여 개성적인 머리스타일을 만들었다. 운동화와 레깅스를 닮은 바지, 따로 세팅을 하지 않은 풍성한 곱슬머리는 '키라'를 편한 상태로 설정해주어, '키라'의 활동성을 높여주고, 쾌활하고 도전적인 키라의 성격을 잘 나타낸다.

<잭과 팡>의 장면들

실제로 '키라'는 높은 곳에도 잘 올라가고, 남성 캐릭터인 '잭'과 다름이 없는 행동들을 한다. 둘이 똑같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러가고, 같이 닌자에게 무술을 배우고, 카레이싱에도 참여하고, 유니콘도 타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여성 캐릭터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부여되는 연약함을 살리거나, 체형이 더 아담하거나,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등 정신적으로 성숙해야한다는 특징들이 없다. 그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7살 어린아이를 떠올리게 한다.

 

<잭과 팡> 2화 '카우보이 잭'의 한 장면

이 점은 대화나 세세한 액팅에서도 드러난다.

위의 장면의 대화를 보면,

 

키라 방금 지나간 건 뭐였어?

 젖소들.

일단 울타리 안으로 몰아야 해.

울타리가 망가졌는데 고칠 수 있겠어, 키라?

키라 지금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그럼, 고칠 수 있고 말고!

 

. . . (키라가 울타리를 만든다.)

 

 우와~ 멋진 울타리가 됐네? 키라! 잘 하는데?

키라 뭘~ 별 거 아냐!

 

키라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겸손을 포함하여 당당해하는 모습이 잘 표현된다.

친한 친구가 서로의 몸을 툭툭 치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서로 칭찬을 하는 모습은 흔하다. 하지만 막상 애니메이션으로 떠올려보려고 하면 잘 연상되는 장면들은 아니다.

물론 '키라'가 완벽한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키라'의 원피스 형태의 옷은 캐릭터의 셰잎을 잘 나타내지만, 활동성에서는 잭과 같은 옷이 더 기능이 좋아보이고, 같은 우주복이지만 '키라'는 원피스 형태의 우주복을 입게 된다. 또, 잭과 달리 속눈썹이 길고 입술이 붉은 부분을 보면 보편적인 여성 캐릭터의 특징을 살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키라'의 모델인 '매디슨 자모르'를 생각하면 속눈썹이 짙고 피부에 의해 입술이 상대적으로 밝게 보인다는 점을 잘 반영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은 지금까지의 여성 캐릭터에 대한 묘사에 의해 의견이 다양하게 갈려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작자는 이것들을; 예를 들어 캐릭터의 취향, 사회적 관습이 주는 인상 등을 피하지 않고 깊게 고민하여 아동들에게 잘못된 지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이를 작품에 반영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키라'는 다른 아동 애니메이션의 개선 방향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마무리를 지으며. 분석 결과 및 방안

나는 <잭과 팡>의 분석을 통하여 아동 애니메이션이 추구해야하는 방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미래를 책임지지만 현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인 아동들에게는 올바른 지식을 주어야 하는데, 아동 애니메이션에서 이 점들이 누락되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국내 아동 애니메이션의 대세는 3D 애니메이션이다, 완구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빠삐에 친구들>, <허풍선이 과학쇼>같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에어 로버>처럼 시대를 따라갈 수 있는 아동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된다면 한국 아동 애니메이션의 영역은 훨씬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잭과 팡>과 같이 좋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아동애니메이션이 더 많이 제작되어 국내 아동 애니메이션이 더 비옥해지길 마음 속으로 바라며 분석을 마친다.